Cutting Out the Middleman
Cutting Out the Middleman
2022-04-21

The Window into the future_Chapter 2. Web3

현재의 시그널을 빠르게 읽어, 미래를 예측하는 퓨처플레이의 ‘Future Analytics Report’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보다 쉽고 빠르게 미래를 만날 수 있는 FP Exclusive Series ‘Signals’가 매주 찾아옵니다.


Signals_Ep.4 : Cutting Out the Middleman

출처: FuturePlay Analytics

Web3의 back-end에 해당하는 영역을 다룬 전 편에 이어서 본 편에서는 좀 더 사용자에게 친숙한 영역을 살펴나가 보도록 하겠다.

망원동 자판기 카페 해쉬태그 검색 결과 출처: Instagram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라는 곡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필자의 이십 대 초반 시절, 입구를 자판기 형태로 꾸며 놓았던 망원동의 한 카페가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대유행한 적이 있었다.

본인과 같은 수많은 힙스터 워너비들의 발걸음을 모이게 했던 원동력에는 두 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생소한 정문의 모습, 여타 보편적 근린생활시설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자판기가 손님을 마주한다.

사람이 직접 커피를 내려주는 카페에서, 자동화된 음료 판매 기계가 입구를 대신한다는 패러독스같은 반전 매력이 유효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둘째로는 무수히 많은 사람이 교류하는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과 그것의 막강한 파급력이다.

기이한 모습을 한 카페의 인기를 국지적인 현상에서 전국적인 유행으로 이끌 수 있게 한 것은 수십억명의 사람을 연결한 네트워크의 힘이 컸다.

망원동의 한 카페에 역설적 매력을 선사한, 자판기의 존재에 대해 잠시 고찰해보자.

수요자가 금액을 지불하고 원하는 재화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필요했던 판매상(=중개자)의 존재를 아름답게 지워버리며, 전통적인 판매 과정에서 발생했던 간접 비용을 구매 수요자와 판매자 모두에게서 절감시켜 주었다.

Cutting Out the Middleman, 중개자 어쩌면 필요 없을지도..?

Web3란 이런 것이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산업군을 침착하게 살펴보면 그 안에는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중개업자들이 도사리고 있다.

그 어떤 재화나 상품, 서비스 하나 직접 생산하지 않고도 수요와 공급의 정보를 독점함으로써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이 들의 역할을 기술로써 대체할 수 없는 것일까?

필자의 예상으로는 로켓을 쏘아 올려 화성으로 도지를 보내버리는 것보단 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

블록체인 기술은 중개업자의 필요성을 없애는 것에 의의가 크다. 다만, 이 섹시한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필연적이었고, 자발적 참여를 강제할 수 없기에, 부를 쌓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건드려, 이를 비트코인이란 이름의 화폐 형태로 처음 발현한 것뿐이다. (그렇다. 필자는 Team Ethereum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웹상으로의 침투 역시 화폐와 금융 영역에서 먼저 발생하였다.

Web3 이전의 세상에서 주식과 같은 증권을 구매하는 과정을 들여다보자. 여의도의 거대 증권회사들과 고연봉의 브로커, 그들의 아름다운 블룸버그 단말기와 모니터들과 오더북의 도움 없이는 투자자들은 원하는 상장회사의 주식을 구매하는 방법을 상상하기 어렵다.

증권회사 수익 모델의 핵심은 주식을 팔려 하는 자와 사려는 자의 수요를 연결해주는 것에 있다. 수백 ,수천만의 주식 보유자들이 거래를 원할 때마다 당근마켓을 틀어놓고 길거리에서 거래를 할 수는 없는 법이기에, 증권회사들은 주식 거래자들에게 편리를 제공했고, 이에 상응하는 중개 수수료를 받아 가며 거대한 부를 매 순간 축척한다. 주식의 가격이 내려가든, 달나라로 가든 이들에겐 거래량이 더욱 중요한 셈이다.

디파이(DeFi)라 불리는 서비스들은 Web3 생태계 중 금융 영역을 지칭한다고 볼 수 있다.

탈중앙화 거래소의 대표주자, 유니스왑을 예로 설명하자면, 이 거래소는 AMM (Automated Market Maker)이라 불리는 일종의 자판기를 만들어 가격이 변동하는 상품(=암호화폐)의 거래를 중개자의 개입 없이 자동화시켰다. 누구나 원한다면 유니스왑 거래소의 마켓메이커로 참여할 수 있고, 이 안에서 벌어지는 거래의 수수료를 참여의 대가로 배분받을 수 있다. 더 깊이 들어가, 각 디파이 거래소별 AMM 수학 공식의 차이점이나 장단점 등 흥미로운 내용들은 추후 기회가 되면 다루도록 하겠다.

중개자 없는 탈중앙화 거래소, 유니스왑의 로고
영롱한 자태를 뽐내는 유니스왑의 AMM Formula

인간이 아무리 부를 좋아한다 한들, 웹상에서 주식이나 코인 차트만 온종일 보며 시간을 보낼 리는 없는 법이다. (만약 그렇다면, 화이팅!)

미국 유형별 주간 인터넷 사용 시간 출처: Statista, 2022

인터넷 사용 시간의 큰 지분을 갖는 유형들은 비디오 스트리밍, 게이밍, 음원 스트리밍, 소셜 네트워킹, 쇼핑 등으로 간추려진다.

출처 : FuturePlay Analytics
출처 : FuturePlay Analytics

웹에서 가장 많은 방문수를 기록하는 웹사이트 1,2위 두 곳 모두 모기업인 Alphabet 산하의 구글과 유튜브이다.

2021년 글로벌 웹사이트 방문자수 순위, 출처: Statista

매달 수억명이 방문하여 비디오를 시청하는 유튜브 역시 거대한 영상물 중개업자이다. 이들은 범 지구인들의 영상물 시청 데이터를 단독으로 보유함으로써, 이들의 취향이나 성향 등을 분석해 알맞은 광고를 중계해주어 매달 수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Spotify, 멜론, 애플 뮤직 등의 비즈니스 모델 역시 큰 맥락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 웹 방문객이 원하는 것을 단독으로 중개하고, 수수료를 광고 게시자나, 방문객에게 청구할 뿐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것은 사용자들의 행동 데이터이다. 특정 지역, 나이, 문화권 등의 변수별로 어떤 컨텐츠를 제시하였을 때 관심을 보였는지 등의 인사이트를 정확히 보유할수록, 맞춤 광고뿐 아니라 소비자 중심적인 다양한 서비스와 사업을 정교하게 제공할 수 있다.

현 세상의 웹은 극소수 대기업들의 사실상 점유하고 있기에, 그 안에서 쌓이고 있는 인사이트 가득한 데이터들 역시 각 기업 안에서만 머무르며, 일종의 사일로 현상이 벌어지는 형태이다.

출처: Messari (좌측 도표), FuturePlay Analytics (우측 도표)

 

데이터 저장부터, 음원/비디오 스트리밍, SNS 등의 웹상의 서비스들이 중앙화된 중개업자의 존재 없이 돌아가는 유토피아적인 세상을 상상해보자.

Web3가 보편화된 세상에선 범지구적 웹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누구나 원한다면 활용하고 가공하여 이전에 존재하지 않던 새롭고 이로운 서비스들을 발상해보고 실현해 볼 수 있게 된다.

현재로서는 위에 언급된 Web3 웹 어플리케이션들이 상용화가 되었다고 말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특히나 SNS 영역은 앱의 완성도 수준과 관계없이 대다수의 대중들이 받아들여야 비로소 쓸모가 있어진다. (메신저앱 라인과 카카오톡의 국내 시장 점유율 차가 좋은 예) 예시로 보인 Web3 형태의 특정 SNS가 반드시 미래에 유망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단연코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시간이라는 차원 위에서, 우리는 어쩌면 웹의 거대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 것일지 모르겠다.

유일하게 분명한 것은, 더 이상 중개업자에게 기대어 인터넷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다음 편에서 Web3의 남은 부분들을 이어 나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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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er
손두원 DOOWON SON

Associate, Strategic Planning Team

• 한미글로벌 프로젝트 엔지니어
• 미국건축사협회 준회원
• 일리노이 대학교, 건축학 석사
• 일리노이 대학교, 건축학 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