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어 소유하고 관리하는 모두의 인터넷
나누어 소유하고 관리하는 모두의 인터넷
2022-04-15

The Window into the future_Chapter 2. Web3

현재의 시그널을 빠르게 읽어, 미래를 예측하는 퓨처플레이의 ‘Future Analytics Report’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보다 쉽고 빠르게 미래를 만날 수 있는 FP Exclusive Series ‘Signals’가 매주 찾아옵니다.


Signals_Ep.3 : 나누어 소유하고 관리하는 모두의 인터넷

Web3를 본격적으로 해부하며 설명하기에 앞서, 본질적으로 해당 주제는 인터넷을 말한다.

현재의 인터넷 (Web 2) 세상의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플레이어로는 주저없이 아마존을 꼽을 수 있겠다.

이번 편의 시그널을 작성하는 필자가 처음 미국으로 넘어가 생활하던 2012년 시절의 아마존의 이미지는 시애틀의 똑똑한 자린고비 창업자가 만든 온라인 도서 가게에서 급부상하여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온라인 상거래 회사의 모습이 컸다.

수년이 흘러 아마존의 충성스런 회원제 고객으로 지내던 중, 컴퓨터 공학도 친구 한 명이 아마존이 어떤 사업으로 돈을 버는지 알고 있냐는 질문을 던져왔다. 나를 멍청이로 아는건가? 싶은 마음이 들어, 당연히 온라인 상거래를 중계 수수료로 수익을 내지 않냐며 반문하였었으나, 비웃음과 함께 AWS (Amazon Web Service) 라는 부서의 사업 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대답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아마존 영역별 영업이익 추이 (단위: $M) 출처: Statista

AWS가 돈을 버는 방식을 쉽게 표현하자면, 우리가 웹에서 마주하는 웹사이트 뒷단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련의 과정들을 외주화 시킨 사업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인터넷의 초기 모델에서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기 위해서, 정보들이 머무는 저장 공간과 정보들을 불러 가공하는 연산 처리 장비가 물리적으로 필요했다. 사용자가 갑자기 급등하면 웹사이트 운영자들은 값비싼 서버 장비와 이를 운영할 물리적 오피스 공간을 증설해야하는 부담이 존재했다. 웹 서버를 잔뜩 키워놓았더니 웹 방문객 수가 급감하게 되기라도 한다면, 서버 운영 비용만 늘어나 더 큰 손해를 볼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웹운영자들의 이러한 딜레마를 아마존은 무지막지하게 거대한 서버를 건설하여 웹운영의 살림살이를 대신 도맡아 처리해주며, 웹 운영자들의 리스크를 아름답게 hedge 시켜주었다. 현시대 상당수의 웹사이트들은 아마존과 같은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서버에 각종의 정보들과 연산 처리를 맡겨 돌아가고 있다. 이를 AWS부서의 높은 수익이 대변한다.

Web3는 단순히 웹사용자가 마주하는 front-end 영역의 인터넷만을 탈중앙화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다. 인터넷의 전 과정을 탈바꿈하려한다. 아마존이 무지막지한 수익을 뽑아내는 인터넷 뒷단의 컴퓨팅 과정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웹사이트 어플리케이션,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식별 체계, 웹 탐험을 도와주는 브라우져, 끝으로 인터넷 단말기에 통신을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 공급까지의 모든 영역에서 이미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아래는 앞선 시그널에서 먼저 소개되기도한 웹의 단계별 Layer들을 나타낸 도표이다.
도표 상 가장 위에 위치한 컴퓨팅 단계부터 순차적으로 내려가며 소개해 나가겠다.

출처: FuturePlay Analytics

Computing & Data Storage:

연산 처리는 인터넷의 모든 행위에 필수불가결한 과정이다. 웹을 지탱하는 연산 처리 업무들은 웹사이트 운영자들의 개별 서버에서, 아마존의 AWS, MS의 Azure 같은 IT기업의 거대한 서버로 중앙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표방하는 Web3 프로토콜들은, 중앙화된 거대 서버에서 맡은 연산처리 일련의 과정들을 국지적으로 흝어진 컴퓨터들에게 회귀하는 방향 전환으로 볼 수 있다. 전세계에 뿔뿔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개인들의 PC들의 잉여 자원들을 끌어모아 일종의 그리드 컴퓨터를 만들어 거대한 연산처리를 맡는 형식이다.

다만, 무료로 본인의 컴퓨팅 파워를 제공할 자는 자본주의 논리하에 존재할리 만무함으로, PC 보유자들의 참여를 토크노믹스를 통한 보상 체계로 구현해놓았다.

개인 이용자들은 노드 참여자로서, 각자의 컴퓨터의 잉여시간을 제공하여, 거대 연산처리 장치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이를 통해 얻는 수익을 본인의 기여도 만큼 분배받을 수 있다.

기업들이나, 웹사이트 운영자들은 아래와 같은 Web3 프로토콜들의 서비스를, 현행 클라우드 사업자 (아마존, MS, 구글) 대비 저렴한 가격에 이용 가능하며, 중앙 서버가 다운되었을 시 겪을 수 있는 피해 또한 분산화된 노드들을 통해 회피할 수 있다.

Web3 Cloud Computing Players

클라우드 데이터 저장의 영역 역시, 앞선 클라우드 컴퓨팅과 비슷한 궤로 거대 기업들의 서버에서 인터넷의 대부분의 정보가 저장되고 유통되고 있다.

인류 역사상 정보의 독점은 권력이나 다름없는 의미를 가져왔다.

세계대전을 승리한 연합군 역시, 앨런 튜링과 같은 학자들에 의해 적군의 암호문 등을 해독해내 정보의 보유량에서 우위를 점했기에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정보화 시대라 불리우는 현 시기의 정보 독점자들은 인터넷 데이터들의 상당수를 점유한 일부 거대IT기업들이다. 이전 시그널에서 언급되어있듯, 방대한 양의 인터넷 사용 데이터는 이들 기업 수익 모델의 핵심과도 같다.

Web3 태동 이전에도, 중앙화되는 정보에 문제 의식을 갖고 탈중앙화 시키려는 시도들은 있었다. 인터넷 세상의 모든 정보를 무료로 열람할 수 있는 아키이브를 만드려는 Internet Archive, 학술지나 논문 등 인류가 쌓아올린 지혜의 산물들이 유료로 열람되는 것에 회의감을 가져, 수백만건의 논문을 다운받아 무료로 공개하려다, 체포되었던 비운의 천재 개발자 Aaron Swartz 등이 있다.

인터넷 아카이브 로고

 

Aaron Swartz, Reddit 공동 창업자

Web3 영역에서도, 앞선 선례들과 비슷한 시도들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중앙화된 서버의 도움 없이 수많은 컴퓨터들의 저장공간을 쪼개고, 연결하고, 서로 검증하여 거대한 저장 공간을 완성시키려 하고 있으며, 대표적 주자로는 Filecoin 프로토콜과 근간이 되는 IPFS(InterPlanetary File System)이 있다. 기존의 HTTP(HyperText Transfer Protocol)의 정보 전달 방식은 원하는 데이터가 저장된 한 곳의 주소에서 통째로 전달받는 방식인 것에 반해, IPFS나 타 Web3 Data Storage 프로토콜들은 원하는 데이터를 쪼개어 여러 루트를 통해 전달받아 합체하는 방식으로 기존 방식 대비 더 빠른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HTTP와 IPFS 구조 비교

탈중앙화 데이터 저장 프로토콜의 다른 대표 주자 Arweave는 분산화 데이터 저장에서는 유사하나, 지향점에 차이점이 있다. Arweave의 핵심 목표는 데이터의 영구 저장에 있다. 저장 공간을 제공하는 노드 참여자들에게 분배되는 이익 구조를 시간이 흐름에 따라 늘어나고, 지속되게 계획함으로써 이를 구현해내려 하고 있다.

근래들어 관심도와 거래량이 늘어나는 NFT 시장에서도 영구 저장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NFT 시장 초기, 대부분의 소위 ‘NFT Art’ 라고 불리던 이미지들은 사실상 중앙화된 서버에 저장된 이미지 파일의 주소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이미지가 저장된 서버가 파괴되거나 불능 상태에 빠지면 구매자는 본인이 구매했다고 믿은 예술품을 찾을 수도, 소유권을 주장할수도 없는 것이다.

이러한 아이러니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추가 디지털 자산의 탈중앙화된 영구 저장이다. 특정 세력이나, 천재지변 등 수많은 외부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고 정보를 안전히 보관하는 서비스의 수요는 앞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여진다.

Web3 Data Storage Players

본 편에서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웹 세상의 보이지 않는 이면에서 벌어지는 탈중앙화 움직임을 알아보았다. 다음 편에서는 웹 사용자에게 더 친숙한 영역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퓨처플레이에 있으며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 받고 있으므로 무단 복제, 편집, 배포 및 사용을 금지합니다. 저작권 침해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이전 Signals가 궁금하다면?
👉정신차리고 보면 갈취당하고 있는 우리들, 그리고 정당한 댓가를 받으려는 시도

 


✏ Writer
손두원 DOOWON SON

Associate, Strategic Planning Team

• 한미글로벌 프로젝트 엔지니어
• 미국건축사협회 준회원
• 일리노이 대학교, 건축학 석사
• 일리노이 대학교, 건축학 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