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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 In-Sight] 디자인은 본질적 가치다 | FP In-Sight
2021-07-06

퓨처플레이의 In-Sight 전달하는 연재 시리즈 ‘FP In-Sight’
퓨처플레이 member들의 스타트업 씬과 업(業)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활짝 오픈합니다.

이번 주 In-Sighter는 퓨처플레이 오퍼레이션 그룹의 민지희 디자이너의 시선입니다.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고찰

“기업은 모두 디자이너 집단이 되어야 한다.
그러지 못한 기업은 앞으로의 비즈니스에서 성공을 거둘 수 없다.”

서점으로 시작해 라이프 스타일 공간으로 거듭나며 글로벌 트렌드세터가 된 ‘츠타야(TSUTAYA)’의 설립자 마스다 무네아키가  저작한 <지적 자본론 :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을 통해 전한 말이다. 만 명에 이르는 회원을 거느리고, 14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츠타야는 도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그는 책을 통해 ‘고객 가치의 창출’과 ‘라이프 스타일 제안’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고찰을 전한다. 다시 말해, 그는 기업 활동의 본질이 ‘창조’임을 강조하고 있다.

디자인 영역은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오프라인을 벗어나 온라인 위주의 서비스 제공 사업자가 많아지고, 대중을 사로잡는 훌륭한 브랜딩이 등장하면서 온·오프라인 전반에서 디자인 경험의 가치가 급속도로 주목 받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에는 AI, 모빌리티, 로봇 등의 대중화로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는 시장이 넓어지고, 그 시각이 다각화 됨에 따라 역할 자체에 흥미로운 진전이 나타나고 있다.

 

배달 서비스에 로봇이 필요해? 왜?

대한민국에서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대중적으로 알만한 서비스다. 우리는 익히 음식 배달 플랫폼 서비스로만 알고 있지만, 배달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다양한 서비스에 도전하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고 확장하던 몇 년 동안 디자인실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근무를 했다. 그러던 2017년의 어느 날, 갑작스럽게 대표님 직속 부서로 ‘미래사업추진단’ 멤버로 합류하며 사업기획을 하시는 팀장님과 함께 단둘이 시작한 프로젝트는 ‘음식을 배달하는 로봇 디자인 프로젝트’였다. 아.. 로봇이라니.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고 하지만 당시에는 로봇 유형별 기술의 차이도, 지식도 전무한 상태였으니 얼마나 막막했던가…

처음 로봇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는 배달 음식 수요는 급격하게 늘어나는데 배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문제로 부터 시작되었다. 배달원 사고도 자주 일어나고, 채용도 어렵고… 공급은 가능한데 물류가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음식값보다 비싼 배달료도 문제 였다. 로봇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라는 생각에서부터 시작 되었다. “배달의민족에서 로봇을?” 마케팅 차원으로 보는 시선도 많았지만, 진지하게 준비하는 중장기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 초반, 로봇의 기술과 구조에 대해 전혀 지식이 없었다는 것이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지만, 로봇의 디자인은 다른 문제였다. 하지만 어떻게든 프로덕트를 만들어 서비스를 해야 하는 상황은 사람을 생각하고, 움직이게 만들었다. 먼저, 로봇과 관련된 디자인 논문들과 국내외의 다양한 레퍼런스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종류의 로봇이 존재했다. 흥미로운 자료를 발견하면 개별 취합해 전략과 컨셉을 구체화했다. 그렇게 로봇 디자인의 방향성이 가닥을 잡아갔다.

 

로봇 디자인에 대한 특징 분석!

당시의 상황과 프로젝트의 니즈를 바탕으로 정리한 리서치 자료를 통해 로봇의 유형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했다. 먼저 사람의 형상을 본 따서 만들어진 로봇으로 사용자와 감정을 소통할 수 있게 만들어진 ‘인간 지향형 로봇’. 그리고 특별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로봇으로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제품 지향형 로봇’이다.

로봇을 받아들이는 시각에서도 다양한 차이가 있었다. 문화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많은 한국과 일본만 해도 선호하는 로봇의 유형이 다르다.

(왼쪽) 아시모, (오른쪽) 페퍼

개인주의적 성향이 크고 남성의 사회적 위치가 다소 높은 일본은 다양한 표현성과 수행능력을 중시하여 만들어진 인간형 로봇, 즉 휴머노이드 로봇을 더욱 선호했다. 생각해 보면 일본에서 출시된 유명한 로봇들(혼다의 ‘아시모’나, 소프트뱅크의 ‘페퍼’가 대표적이다)은 대부분 휴머노이드 형태였다. 휴머노이드 로봇에게는 인간과 유대 할 수 있는 사회성과 감정 소통을 기대한다.

때문에 일본에서는 로봇은 소통과 상호작용의 대상으로 공존하길 바란다. 이러한 사고는 로봇의 역할에도 영향을 준다. 주로 엔터테인먼트, 간호, 비서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이와 같이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소셜 로봇 산업의 규모가 다른 나라의 비해 압도적으로 크다.

반면 집단주의적 특징을 바탕으로 사회 전반적으로 미적 요소를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은 디자인의 친숙함, 익숙함, 미감을 중요하게 여긴다. 한국에서는 제한된 외형 안에서 기능적, 도구적인 형태로 디자인 되는 제품지향적 로봇을 선호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국내 로봇은 전반적으로 청소 로봇, 위험 작업 로봇 등을 중심으로 하는 기능 중심적인 로봇 연구가 활발하다. 또한 로봇이 과도한 자율성을 가지는 것에 대해 아직까지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성향이 있었다. 아무래도 로봇의 역할은 일정 기능에 한정해 제한 되어야 하고 로봇 작동의 주체는 인간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로봇은 사용자의 일을 보조할 수 있는 지능화 된 도구로 사용하길 원하고 있다는 것을 리서치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귀엽고 다정한 그리고 Fun한 로봇의 탄생

구글의 자율주행 자동차 웨이모(waymo)

디자이너로서 제품 지향형의 로봇 ‘딜리’가 대중에게 처음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에 대해 고민이 시작됐다. 당시 “우리의 로봇은 어떠한 형태로 디자인 되어야 할까요?” 라는 디자인 방향성에 대한 고민과 빼곡하게 준비한 이미지 리서치 자료를 함께 보며 당시 막막해하는 나의 질문에 봉 대표님의 원픽은 동글동글하게 생긴 구글 웨이모 자율주행 자동차였다.

 무엇보다 로봇이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느껴지길 원했다. 로봇이란 아이템을 어떤 사람은 신기함과 호기심을 가지고 접하지만, 앞서 논문 자료에서처럼 아직까지는 로봇이 과도한 자율성을 가지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성향이 강한 한국 사회에서는 고객이 로봇을 접할 때,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반응의 차이를 최대한 줄여보고 싶었고, 이 문제점을 디자인으로 개선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로봇의 이름을 정할 때도 사람들이 기억하기 쉽고 편하며 배달의민족 서비스와 연관성이 있는 네이밍을 수차례 고민하였고, 맛있는(딜리셔스) 음식을 배달(딜리버리) 해준다는 두 단어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어근에서 따와 “딜리 dilly” 가 탄생하였다.

딜리(Dilly)의 어머니 지희?!

딜리는 친근한 외관을 위해 단단하고 모난 기능 중심의 설비기기 형태보다는, 부드러운 곡선미를 강조해 귀엽고 다정한 이미지를 만들기로 했다. 제품의 외형뿐만 아니라 로봇을 쓰다듬거나, 터치하는 촉각적인 상호작용 할 수 있는 하드웨어 장치들을 적용해 로봇과 현장 운영자, 그리고 제일 중요한 고객과의 인터렉션에서 재미를 주고 거부감 없이 사람의 일을 보조하는 지능화 된 도구로 딜리를 접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비상 및 주행 버튼과 상황에 따른 사운드, 라이팅 디자인 등으로 고객과 현장 운영자와의 소통 방법을 지속적으로 고민했다.

딜리에게서 눈을 떼지 못 하는 두 어린이! (어딘지 감동)

재미있고 감성적인 로봇의 탄생이 눈 앞에 다가왔다. 대형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음식 배달로봇 딜리’! 대부분의 고객들은 난생처음 로봇이 배달을 하는 음식을 먹게 될 것이었다. 그렇기에 음식을 주문한 고객에게 처음 접해지는 접점으로서 다정하고 따뜻한 첫인상을 남기고 싶었다. 삭막한 이미지가 느껴지지 않도록 고민해 디자인한 딜리는 그날의 주인공이 되었다. 꼬마 어린이가 로봇의 곁을 떠나지 않고 추억을 남기는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에서의 디자이너의 역할


엑셀러레이터이자, VC인 퓨처플레이에서 디자이너로서 포트폴리오사의 성장에 어떻게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의 시작은 나를 필요로 하는 뉴빌리티 대표님과의 첫 만남부터 시작이 되었다.

“로봇 기술 개발은 국내에서 누구보다 자신 있는데, 디자인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현재 개발 테스트 중인 하드웨어 구동 플랫폼을 보며, 근심이 가득한 대표님의 모습을 보며 내가 디자이너로서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일이 있음에 설레기 시작했다.

연대 캠퍼스에서 실외주행 테스트 중인 뉴빌리티의 ‘뉴비’ 로봇

현재는 프로젝트의 초반이라 많은 부분 협의 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로봇을 디자인하면 일반적으로 범하는 또 하나의 튼튼한 고철 덩어리를 만드는 오류를 지양하고자 한다. 뉴빌리티에서만 만들 수 있는 로봇을 위해 전체적인 서비스 플로우를 만들어 드리고 협업할 수 있는 팀과 어레인지하며 하나씩 구체화 해나가고 있는 과정이다.

고객과 점주 그리고 로봇이 만나는 접점의 서비스 시나리오를 만들고 운영 계획 설계하며, 자율주행 로봇 기술과 센서와 전장품들의 기능들을 이해하고 하드웨어 구조를 학습하여 사람들에게 위화감 없는 로봇으로 디자인 한다는 것은 참으로 단순하지는 않다. 하지만, 디자인 엑셀러레이터로 뉴빌리티의 로봇이 사람들에게 한걸음씩 위화감 없이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이 로봇의 개발이 활성화 된다면 단순히 배달 뿐만이 아니라 사회의 규제를 하나씩 변화시키며 세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디자인 경험이 부족한 스타트업을 돕습니다

올해 초 퓨처플레이 포트폴리오사 대상으로 디자인 수요조사를 진행하였다. 90개의 포트폴리오사가 본 설문에 응답을 해주셨으며 서비스 확장을 위해 디자인에 대한 경험과 커뮤니케이션에 관련하여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디자이너 채용, 디자인 전략과 컨셉 방향을 구체화, 디자인 고도화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신 분들을 올해 순차적으로 뵙고 디자인 엑셀러레이터로 그들의 성장을 도울 것이다. 앞으로 세상을 변화 시킬 분들과 함께!


민지희 JIHEE MIN

Operation Group, Designer

 •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디자인실 & 로봇사업실
• VTech 전자통신사업부 제품디자인팀(홍콩본사)
• 이매진 디자인
• 대우 일렉트로닉스 산학(세탁기팀)
• 건국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인더스트리얼

“브랜드와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호기심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재미난 일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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