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스타트업이 만드는 미래] 치매와 뇌졸중, 인공지능 SW로 정복할 수 있을까?
2021-03-17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로 미래를 예측하는 퓨처플레이가 ‘스타트업이 만드는 미래’라는 주제로 세상을 의미있게 바꿔나가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번에 이야기 나눠본 분은 인공지능을 통해 치매와 뇌졸중의 정복을 꿈꾸는 뉴로핏(Neurophet)의 빈준길 대표입니다. 그가 꿈꾸는 미래는 어떤 세상일까요?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반갑습니다. 인공지능 뇌 영상분석기술을 이용해서 의료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는 뉴로핏의 대표 빈준길입니다.

Q. 뉴로핏(Neurophet), 무슨 의미인가요?

뉴로핏은 뉴로(Neuro)와 프로핏(Prophet)의 합성어입니다. 여기서 ‘뉴로’는 신경, ‘프로핏’은 예언자라는 뜻입니다. 저희는 뇌 모델을 만들고 뇌에서 일어나는 물리적인 현상들을 시뮬레이션 및 예상하는 일을 하는데요. 이런 연구를 하다 보니 우리가 하는 일이 결국 예언자가 하는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뇌의 보이지 않는 부분들을 보여 주면서 ‘예언자’의 역할을 하자라는 의미로 회사명을 뉴로핏으로 지었습니다.

Q. 뉴로핏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나요?

저희 회사의 미션은 ‘뇌 과학 발전과 뇌 질환 정복에 기여한다’인데요. 뇌 질환 및 그 치료 효과를 분석하는 첫 번째 단계는 뇌를 지도화하는 모델링 단계입니다. 이 모델링을 하기 위해서는 뇌 영상에서 구조 정보를 추출하고 분석해야 합니다. 기존에 이런 일을 수행하는 컴퓨터 알고리즘이 있었지만, 이 알고리즘은 굉장히 사용하기 어렵고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죠. 연산 실패율도 높고 나온 결과들의 정확도도 떨어지기 때문에 사람이 한 번 더 수정을 해야 되는 등의 복잡하고 번거로운 작업이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복잡하고 번거로운 과정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인공지능 개념을 적용시키기로 했습니다. 인공지능을 적용시켜 알고리즘의 자동화, 초고속화를 통해 의사들이 더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러자 그동안 하루 정도 걸리던 연산 시간이 1분 이내로 단축이 됐고, 원래 20% 정도였던 연산 실패율이 0%로 극복되었습니다. 

이렇게 구조가 빠르게 분석이 되다 보니 다양한 뇌 질환을 분석할 수 있는 여러 수치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강력한 모델링 기술을 이용해서 다양한 물리적인 치료 방법을 분석할 수 있는 쪽으로 확장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Q. 뇌과학, 뇌질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는 원래 고등학생 때부터 창업을 꿈꿨습니다. 학생 창업을 해 본 경험도 있죠. 그러다가 기술창업을 해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어서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 저희 할머니께서 치매가 좀 많이 진행이 되신 상태였습니다. 할머니를 모시기 위해 부모님이 귀농을 하게 되었는데요. 치매라는 질병을 가까이서 지켜보니, 치매를 완벽하게 치료하지는 못하더라도 개선이라도 할 수 있어야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결국 치매라는 질병은 본인뿐만이 아니라 가족들의 삶까지도 완전히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된다는 생각이었죠.  

Q. 뇌질환 치료에 전기자극이 어떤 도움이 되나요?

사람의 뇌는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뉴런들의 집합재, 일종의 ‘전기회로’입니다. 그런데 전기회로가 고장이 나게 되면-예를 들어서 너무 활성화되거나 너무 비활성화되면-질환의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전기자극치료는 비정상적으로 활성화가 되어 있는 영역, 또는 비활성화가 되어 있는 영역에 적절한 전류를 흘려보내, 비정상적인 뇌 기능을 조절하는 식으로 질환을 개선하는 치료 기술입니다.

전기뇌자극치료는 30년 전부터 수술적인 방법부터 비수술적인 방법까지 계속 발전을 해 왔습니다. 비수술적인 방법은 전류가 퍼졌을 때 어떤 효과가 일어날지 예측하기 굉장히 어려운 단점이 있어요.

쉽게 설명하자면, 깨끗한 물컵에 잉크를 떨어뜨리면 잉크가 퍼져 나가잖아요. 전류도 잉크와 마찬가지로 뇌에서 퍼져나가는데, 뇌의 구조적인 특성, 주름, 크기, 비율 등 퍼져나가는 경로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머리 크기가 다르고 두뇌의 비율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치료 효과에 편차가 있는 건데요. 이런 것들을 계산하기 위해서 뇌 영상에서 구조 정보를 추출해 실제 사람의 뇌와 비슷한 뇌 모델로 복원하고, 전류의 흐름을 물리해석을 통해서 계산을 하는 거죠.

결국 어떤 목적지를 찾아 가기 위해서 지도를 보고 가는 게 훨씬 편하잖아요. 그동안 의사들은 지도를 보지 못하고 전기자극치료를 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저희는 내비게이션을 위한 뇌 모델, 그리고 경로 알고리즘을 만들듯이 전류가 어떻게 흐르는지를 계산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연구했습니다.

Q. 사업 초기, 의료 데이터를 어떻게 확보했나요?

연구목적으로 공개된 의료데이터를 많이 활용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오바마 브레인 이니셔티브 프로젝트 통해서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약 1,000명의 데이터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알츠하이머 환자의 영상을 모으는 애드니 프로젝트가 있어요.

의료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다 보니, 최근 들어 병원들도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도 이러한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정책적으로 많은 자금을 투입, 지원하고 있습니다. 의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많이 개선된 것이죠.

Q. 의료인들에게는 어떻게 신뢰를 얻었나요?

아무래도 의료 분야는 환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보니 보수적일 수밖에 없어요. 저희는 제품을 프로토타입 수준으로 먼저 개발 완료를 한 뒤, 학회에 가서 부스 전시를 했습니다. 그 당시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님이 저희 제품을 보시고 관심을 주셨어요.

이후에 저희 할머니 전담의께 찾아가 전기자극치료를 통해 치매를 개선하는 임상 연구를 같이 하고 싶다는 제안을 드렸는데요. 선생님께서 저희 소프트웨어를 한번 사용을 해 보셨고, 이 소프트웨어가 기존에 활용되는 미국의 소프트웨어보다 훨씬 더 쉽고 빠르다는 피드백을 주셨어요. 이렇게 해서 치매 진단 소프트웨어를 선생님과 같이 개발해 보자해서, 치매 진단으로 확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저희가 치매 진단을 위한 분석 솔루션을 출시 했는데요. 병원들 입장에서는 이런 인공지능 기술들이 믿을만 한지, 정확한지, 현장에서 잘 돌아가는지에 대한 걱정들을 많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솔루션은 저희가 워낙 오랜 기간 동안 탄탄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만든 제품이기도 하고, 첫 번째 제품을 통해 신뢰도를 얻은 상태였기에 병원의 걱정을 많이 해소시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훌륭한 교수님하고 같이 연구를 하고 제품을 개발하다 보니 또 다른 병원들, 다른 교수님들에게 결과의 신뢰성을 드리는데 훨씬 더 효과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카톨릭 의대 계열 병원들과 특히 많이 협업하고 있어요.

Q. 스타트업을 시작하고 언제 가장 보람되었나요?

뇌 영상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임상연구들을 수행하고 있는데요. 이는 건강한 사람들의 뇌 영상을 모으는 연구입니다. 그런데 대상자 중 한 분께서 뇌졸중 위험이 굉장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다행히 그 분을 빨리 치료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연구가 뇌졸중 위험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보람됩니다.

임상시험대상자 중에는 한 어르신도 계셨어요. 워낙 말수도 적어지시고 사회성도 줄어 들으셔서 따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2주 동안 전기자극치료를 수행을 하면서, 차츰 성격이 밝아지는 것이 느껴졌어요. 굉장히 뜻깊었고, 그 보호자께서 이 기기를 실제로 구매하고 싶다고 말씀주셨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Q. 뉴로핏의 중, 단기 목표는 무엇인가요?

현재 저희 회사는 스케일업 단계입니다. 작년부터 인원이 굉장히 많이 늘어났어요. 10명 남짓한 인원에서 현재는 60명 가까이 인원이 늘어났고, 내년에는 상장을 시도하려고 지금 열심히 도전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첫번째 목표는 뇌 과학 연구 분야에서 저희의 결과가 가장 신뢰할 만하고 가장 정확한 연구 지표로써 활용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목표는, 현재는 치매와 뇌졸중에 접근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더 다양한 질환들의 진단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10년 뒤에는 뇌과학 분야의 글로벌 스탠다드가 되고 싶습니다.

공유하기

[korea_sns_button]